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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딸아이의 첫 6월 모의고사 날 본문
오늘 아침 딸을 보내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잘 봐" 한마디도 안 했다.
사실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삼켰다.
괜히 그 말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그냥 "다녀와" 하고 현관문을 닫았다.
고1 올라오고 나서 모의고사가 처음은 아니다.
2월에 배치고사도 보고 3월에도 봤다.
근데 6월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학교에서도
"6월 모의고사는 중요하다"고 했다는 말을
딸한테서 들었다.
수능 출제 기관에서 직접 낸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
엄마가 더 긴장하면 안 되는데.
딸 보내고 나서 집에 혼자 있으니
괜히 마음이 붕 떠있었다.
평소에 하던 것들을 하려고 했는데 집중이 잘 안 됐다.
딸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국어 시험지 받아들고 첫 지문 읽고 있겠지.
긴장은 안 하고 있으려나.

생각해보면 나는
모의고사가 뭔지도 잘 모르는 채로
고등학교 보낸 것 같다.
입학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찾아봤다.
3월, 6월, 9월, 10월.
수능 전까지 이렇게 많이 보는 줄 몰랐다.
성적표가 나오면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솔직히 아직 헷갈린다.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딸한테 물어봤더니 자기도 잘 모른다고 했다.
우리 모녀 둘 다 이러고 있다.
오늘 딸이 돌아오면
나는 성적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기로 했다.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딸이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시험 잘 봤으면 신나서 말하겠지,
잘 못 봤으면 말하기 싫겠지.
어느 쪽이든 내가 먼저 쑤시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
고1 엄마가 된 이후로
내가 제일 많이 연습하는 건
기다리는 것, 그리고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다.
속으로 어떤 생각이 드든,
딸 앞에서 내 표정이
너무 많은 걸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아이는 엄마 눈치를 생각보다 훨씬 많이 본다.
오늘 저녁은 딸이 좋아하는 거 해줄 생각이다.
시험 결과랑 상관없이.
그냥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기다려지는 오후다.
야자도 안하고 온다고 하니 맛있는 저녁을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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